
1. 임신 24주 3일차 - 맥수술 전날, 계속되는 수축과 불안
임신 24주 3일차. 맥수술 전날.
동탄 제일병원으로 전원 온 지 이틀째 되는 날이다.
내일 맥수술이 예정되어 있어서 오늘 밤 12시부터 금식을 했다.
수축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어서 트랙토실을 계속 맞고 있는 중이다.
트랙토실 1사이클은 어제부터 시작했는데, 오늘 1-4까지 맞아서 드디어 일사이클을 다 맞았다.
트랙토실이 너무 비싸서, 한 사이클이 끝날 때마다 참 불안하다.
도대체 병원비는 얼마나 나올 것인가… 이런 생각이 계속 든다.
닥터 지노온이라는 질정제도 2차로 넣었고, 항생제도 아침·저녁으로 하루 두 번 맞았다.
닥터 지노온 질정제가 내 기억에 7-8만 원 정도 했던 것 같은데, 생각해보면 꽤 비싼 것 같다.
그렇게 동탄 제일병원 다인실에서의 이틀 밤이 흘러갔다.
그런데 지금도 한두 시간에 두세 번씩 수축이 계속 오는데, 과연 내일 맥수술을 할 수 있을까?
수술 전날 밤이라 그런지 걱정이 계속 앞섰다.

2. 임신 24주 4일차 - 심해진 수축으로 결국 수술 연기
임신 24주 4일차.
원래 오늘 맥수술이 예정되어 있었는데, 수축검사에서 수축이 너무 심하게 잡혀서 결국 맥수술이 미뤄졌다.
내 생각에는 보호자 도착 전에 무리하게 1인실로 옮긴 게 화근인 것 같다.
캐리어 짐이랑 이것저것 다 챙겨서 병실을 이동하다 보니 배가 수시로 뭉쳤고, 결국 수축검사에서 강도 높은 수축이 주기적으로 잡혀서 수술이 미뤄졌다.
진짜 조금만 무리해도 왜 이렇게 배가 뭉치는 걸까. 내 자궁은 왜 이럴까.
그렇게 트랙토실 2사이클이 결국 시작됐다.
비싸다고 악명 높은 트랙토실, 4차까지만 급여인데 걱정이다, 정말 걱정.
수축을 잡기 위해 마그네슘까지 추가로 맞다 보니 얼굴에 열감이 장난 아니다. 아이스팩 대고 겨우 잠들었다.
혹시 모를 조산에 대비해서 폐성숙 주사도 맞고, 자궁경부를 튼튼하게 해준다는 프로게스탄 주사 — 일명 돌주사라고도 불리는 주사 — 를 엉덩이에 맞았다.
맞을 때는 잘 모르겠는데, 맞고 나서 딱딱해지면서 멍 든 것처럼 정말 아프다.
새벽에 자는데도 배가 계속 뭉친다.
이렇게 수축이 심한데… 내일 맥수술을 할 수 있을까.

3. 임신 24주 5일차 - 금식 후 수술실로, 드디어 맥수술 진행
임신 24주 5일차. 맥수술을 받다.
수축이 여전히 있기는 하지만 어제만큼 심하지는 않다.
수축 강도가 20-30 정도. 1인실 효과인지, 마그네슘 효과인지 알 수는 없지만 어제보다는 확실히 수축이 덜해서 결국 맥수술을 하기로 결정되었다.
혹시 몰라 전날 밤 12시부터 금식을 했는데, 다행히 오늘 오전 11시에 맥수술을 받았다.
압박스타킹도 미리 신고 수술실에 입장했다.
척추마취할 때 너무 무서웠는데, 생각보다 주사는 아프지 않았고 다리가 뜨거워지면서 마취가 되는 것이 느껴졌다.
간호사가 소중이 부분을 제모해주고, 마취과 의사가 친절하게 마취가 잘 되었는지 확인한 후 수면마취로 재워주더라.
수술실 자체가 춥기도 하고 너무 무서웠는데, 오히려 재워주니 다행이었다.

4. 임신 24주차 수술 직후 - 마취가 풀리며 시작된 지옥 같은 통증
수술이 생각보다 길어졌다고 들었는데, 11시에 입장해서 마취에서 깨 보니 1시쯤이었던 것 같다.
마취가 덜 풀려서 처음엔 몰랐는데, 마취가 서서히 풀리자마자 진짜 지옥을 경험했다…
마취 풀리고 너무너무 배가 아팠다.
강도 100 수축이 3-5분 간격으로 규칙적으로 잡혔다.
마그네슘, 리보파 최고 용량, 트랙토실 3개를 연달아 달고 3시간 동안 분만실에서 수축이 잡힐 때까지 용을 쓰다가 겨우 잡혀서 병실로 올라왔다.
분만실에 있는 동안 진짜 너무 배 아프고 허리도 아파서 소리도 안 나왔다.
세미 제왕수술을 경험한 느낌...
무통도 달았는데 통증이 너무 심했고, 그나마 진통제를 따로 맞고 나서야 극심한 통증이 줄어들었다.
그리고 밤새 끙끙대며 허리가 아파 옆으로 돌아눕지도 못했다.
그렇게 수술 후 3일간 정말 개고생하면서 통증에 시달렸고, 소변줄 때문에 소변통도 심하고 요통도 오고… 그냥 맥수술 후 2-3일은 지옥을 경험한 느낌이다.
5일차 되니 조금 살 만하고, 2주는 지나야 통증이 없어진다.
사람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나의 경우는 워낙 수축이 있었기에 더 힘들지 않았을까.
수술 다음 날, 친정엄마가 병실로 찾아왔는데 울음이 터져서 대성통곡을 했다.
긴 입원 생활로 멘탈이 나가 있었고, 맥수술 후 너무 힘들었어서 엄마를 보자마자 참았던 눈물이 터진 것이다.ㅜㅜㅜ

5. 임신 24주 이후 - 경부길이 회복과 이후의 변화
다시는 겪고 싶지 않은 맥수술이지만, 수술 전 경부길이 1센치에서 수술 후 2.7까지 회복했다.
물론 이미 벌어진 경부는 닫히지 않았고, 실 위로는 계속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래도 동탄제일 박용진 과장님이 수술을 잘해주셨고, 양수 감염도 염증치료를 잘해주셨다.
고용량으로 자궁수축억제제를 때려 맞고 항생제도 워낙 많이 맞다 보니 간수치가 정상의 5배가량 치솟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잘 회복되었다.
그래도 경부를 실로 묶어놓으니 마음은 편한 듯하다.
임신 기간… 너무 힘들다. 차라리 육아가 나을 것 같다.ㅠㅠ